[헤럴드경제 24.4.7 기사] ‘인구수 세계 1위. 주식시장 세계 4위. 경제규모 세계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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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경제 https://biz.heraldcorp.com/view.php?ud=20240404050798&ACE_SEARCH=1  발췌기사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인구수 세계 1위. 주식시장 세계 4위. 경제 규모 세계 5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10년 인도의 성적표다. 2023~2024 회계연도에도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7.5%에 달해 전세계에서 나홀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모디 총리는 경제 규모를 세계 3위까지 끌어올릴 자신이 있다며 이달 19일부터 치러지는 총선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모디 총리가 재임하지 못할 경우 인도의 성장률이 25%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그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얘기다.

모디가 그리는 10년 로드맵은 인도 경제의 자립을 이루고, 인도 통화인 루피화를 국제 통화로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인도 정부는 특별인출권(SDR)에 루피화를 포함시키고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FPI) 제도를 재조정하는 등 루피화 국제화를 향한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中·홍콩 증시는 고전 중…印 홀로 성장

중국과 홍콩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동안 인도 증시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1월 마켓워치와 인베스트 등은 관련 통계를 인용해 인도 증시의 시가총액이 4조3300억달러(약 5793조5400억원)에 달해 홍콩을 제치고 세계 4위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이는 홍콩 증시 시가총액 4조2900억달러를 400억달러나 웃도는 규모다.

CNBC는 인도 니프티(Nifty)50 지수가 8년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대비 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면서 “인도의 성장에 대한 광범위한 낙관론 속에서 반등했다”고 전했다.

낙관적인 경제 성장 전망에 더해 정책 개혁에 대한 기대감도 인도 시장이 주목되는 지점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지난해 인도 봄베이증권거래소(BSE)와 국립증권거래소(NSE)의 IPO 건수는 전년 대비 48% 급증한 220건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와 JP모건체이스 같은 은행들은 세계 주식 및 채권 지수에서 인도의 가중치를 상향 조정하기 위해 나섰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경제성장에 힘입어 인도는 루피화 국제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1일 인도중앙은행(RBI) 90주년 기념식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인도 경제를 자립시켜야 한다”면서 “루피화를 전 세계에 더 쉽게 받아들이고 접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인도는 루피화를 18개국과의 무역에서 미국 달러화 대신 이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전자상거래 급성장·세법 개혁·법인세 인하도 印경제 성장 밑거름

인도는 금융에서도 디지털 도약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22년 세계 최대의 디지털 인프라 플랫폼인 ‘인디아 스택’을 시행하면서 페이티엠(Paytm)과 폰페(PhonePe) 등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급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인디아 스택(India Stack)은 인도 정부가 전체 인구 14억여명의 지문과 홍채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거대 프로젝트다.

NYT는 “인디아 스택이 나오면서 인도인들은 미국인들보다 더 빠르고 저렴하게 개인간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세금도 정비됐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집권 6년 동안 세계적 수준의 파산법을 제정하고, 난립하던 간접세를 지난 2017년 7월부터 재화용역세(GST)로 단일화한 결과다. 재화용역세는 제조사, 도매업자, 소매업자, 소비자 등 생산·유통의 각 단계에서 모든 제품 가격에 붙는 세금이다.

지난 1일 인도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재화용역세 세입은 1조7800억루피(약 28조7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NYT는 “공공 지출을 위한 자금이 풀렸고, 기업 법인세율을 낮춤으로써 민간 금융 조달을 위한 자금도 풀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인도 정부는 공공부문 은행들에 3조5000억루피(약 56조5000억원)의 자본을 투입하는 등 개혁을 단행하면서 상당규모의 부실채권을 해결했다. 2018년 11.25%였던 은행의 총 무수익자산(NPA)는 지난해 9월 말 3% 이하로 떨어졌다.

모디 총리는 “은행의 신용증가율은 15% 수준”이라며 “붕괴 위기에 처했던 은행 시스템이 수익성을 갖게 됐고 신용에서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물가 조정과 재정 건전화와 관련된 조치도 이뤄졌다. 인도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인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를 현행 6.50%로 동결했다. 인도 경제의 성장은 견실하지만 인플레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기에 인플레 억제를 계속한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09%를 기록, 전월 기록한 5.1%에 이어 5%대를 유지했다.


억만장자는 늘어나지만 서민 주머니는 그대로…고성장 속 과제도

인도 경제가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지만 빈부격차는 또 다른 난관으로 꼽힌다. 인도 뭄바이가 중국 베이징을 제치고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도시가 될 정도로 부자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서민층의 소득은 늘지 않고 있어서다.

세계 불평등 연구소(WIL)는 지난 19일 ‘인도의 소득 및 부의 불평등, 1922~2023: 억만장자 라즈(Raj)의 부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인도 상위 1%의 부유층은 인도 전체 자산의 40.1%를 차지하고 있지만 소득 계층 하위 50%와 중간층 40%의 자산이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인도 뭄바이의 마르셀러스 투자자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창출된 1조4000억달러의 가운데 80%가 20개 기업에 돌아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NYT는 “정부와 긴밀한 소통이 가능한 대기업들은 폭리를 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