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24.5.12 기사] ‘세계 부자 9·17위 印 경제성장 이끄는 두 명의 억만장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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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24.5.12일자 기사] ‘세계 부자 9·17위…印 경제 성장 이끄는 두 명의 억만장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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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가파른 경제 성장을 보이면서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을 보유한 ‘억만장자’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2024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인도 뭄바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도시 순위에서 3위(92명)을 차지했을 정도다.

세계 부자 순위에서 9위와 17위이자 인도 부호 1, 2위로 꼽히는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과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인도 경제와 정치계에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선을 진행 중인 인도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연방의회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라훌 간디 전 총재가 선거자금 의혹을 두고 공방전을 펼칠 당시 이들의 이름이 거론됐을 정도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와 아다니 그룹의 성공 신화를 소개했다.



올해로 67세인 암바니 회장은 세계 억만장자 순위로는 9위를 차지하며 아시아에선 2위다. 암바니 회장의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지난 1957년 작은 무역회사로 문을 연 뒤 수십 년에 걸쳐 에너지, 석유화학, 미디어를 걸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인도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인도 뭄바이에 있는 27층짜리 암바니 회장의 저택 안틸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개인 주택으로도 유명하다. 저택에는 스파와 3개의 헬리콥터 이착륙장, 50석 규모의 극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바니 회장의 재력은 자녀들의 결혼식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3월 인도 구자라트에선 암바니 회장의 막내아들인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 에는 인도 스타들뿐 아니라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밥 아이거 등이 참석해 화제가 됐다. 심지어 세계적 가수로 알려진 리한나는 무려 500만파운드(한화 약 85억9000만원)을 이날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기도 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3일간 진행된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 축제 비용은 1억2000만파운드(약 2000억원)에 이른다. 결혼식 케이터링 계약만 2000만파운드(약 343억9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이재용 회장이 암바니 가문의 결혼식을 연이어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지난 2018년 12월 암바니 회장의 딸, 2019년 3월 장남 결혼식에 참석하며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 장남 결혼식 참석 당시 이 회장은 머리에 터번을 두른 인도 전통 의상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인도 부호 2위인 아다니 회장의 자산은 785억 달러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다니 회장은 아시아 내 2위 부자이며, 지난 2022년에는 세계 억만장자 2위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기도 했다.

약 2000억달러(약 274조5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아다니그룹은 인도에서 항만·공항·발전 및 송전·친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인도 최대 규모인 구자라트의 문드라항도 운영 중이다.

아다니그룹은 인도 서부 황무지에 파리 5배 크기의 친환경 에너지 단지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아다니그룹 계열사이자 인도 최고 석탄 수입업체이자 주요 광산업체인 아다니 그린에너지 유한회사(AGEL)는 인도 서부 황무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 에너지 단지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 단지가 완공될 경우 스위스 전체에 전력을 공급할 정도의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CNN은 “당장 인도 수도 뭄바이에만 가도 두 기업가들의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며 “아다니 회장이 인수한 뭄바이 국제공항, 고속도로에서 보이는 아다니 그룹의 광고판, 아다니 리얼티 브랜드의 고층 아파트 등 이들의 흔적을 도시 전역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스위스 상트갈렌대학 거시경제학과 귀도 코지 교수는 아다니 그룹과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가 모두 모디가 집권하기 수년 전에 설립된 회사들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기업들은 전형적으로 정체된 독점 대기업이 아니다. 그들은 꽤 역동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기업이 인도의 직접적인 성장을 돕는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혁신을 통해 연결성을 증진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 국가의 확장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도 기업가들이 누리는 권력과 영향력은 급속한 산업화 시기를 겪었던 다른 국가들에서도 나타났던 현상이라고 CNN은 전했다. 인도의 부자와 불평등을 다룬 책 '억만장자 라지(The Billionaire Raj)'의 저자 제임스 크랩트리는 “개발도상국들이 ‘소득 축적, 불평등 증가, 정실 자본주의’를 등 급속한 성장의 시기 겪는 것은 정상적”이라면서 “현재 인도는 1820년대의 영국과 1960~1970년대의 한국, 2000년대 중국 등 국가들이 빠른 성장을 겪으면서 나타났던 현상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